본문 바로가기
┕ 꽃에 얽힌 전설

알며느리밥풀

by 윤라파엘 2009. 10. 1.

 

 

 

 

알며느리밥풀 은 비슷한 전설이 두가지나 .

(1)

어느 마을의 한 부잣집에서 새 며느리를 맞아들였다.새 며느리는 가난한 집에서 시집을 와 혼수가 얼마 되지 않았다.시어머니는 그것이 내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한번 미운 마음이 굳어진 뒤로는 며느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가 모두 밉기만 했다.

    그렇게 시어머니의 며느리에 대한 구박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며느리는 모진 시집살이에 눈물짓는 시간이 늘어만 갔다.그래두 어린 남편만은 아내인 자신을 사랑하며 아껴 주었으므로 그나마 견딜수 있는 힘이 되고 있었다.
  
    하루는 며느리가 부엌에서 밥을 푸고 있었다.밥상은 언제나 시아버지의 밥상을 먼저 푸고 난 다음,시어머니,남편,시동생의 순으로 밥을 곱게 퍼서 밥그릇에 담았다.고된 시집살이라서 집안의 어른인 시아버지의 밥상을 준비하는 일은 언제나 긴장이 되었다.뭔가 실수하여 혼이 날까봐 더더욱 조심했다.
  
    그러나 아무리 정성 들여 푼 밥을 사발에 담으려 해도 큰 주걱 때문에 밥알이 그릇에 묻었다.시아버지 밥을 푼 다음 볼록하게 다듬으며 가장자리에 붙은 하얀 밥알을 떼어 입에 넣는 순간,시어머니가 부엌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 못된것!감히 네 시아버지 밥그릇의 밥을 훔쳐 먹다니!"

    시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며느리의 손에 들려 있는 밥주걱을 빼앗아 뺨을 내리쳤다.순간적으로 당하는 일이라 피할틈도 없었다.

   시어머니는 시아버지 밥상을 넘보는 못된 며느리를 더 이상 그냥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당장 나가라!도저히 너와 한집에서 살수 없구나."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실컷 두들겨 패고는 모질게 내쫓았다.며느리는 변명 한번 해보지 못한채 집을 쫓겨 나고 말았다.

   며느리는 달리 갈곳도 없었다.친정으로 돌아간다는것은 꿈도 꿀수 없는 일이었다.시집간 여자가 한번 시댁 식구가 되면 죽어서도 그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고 친정의 부모님께서 말씀하셨기때문이다.

   불쌍한 며느리는 시집이 보이는 고갯마루에서 울다 울다 지쳐 그 자리에 쓰러졌다.밥풀 한 알때문에 쫓겨난 자신의 신세가 처령하기 짝이 없었다.

   "나는 어찌 이리도 박복할까.어려서 가난한 집에 태어나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부잣집으로 시집가게 되었다고 동생들이 얼마나 부러워했는데....내 꼴이 뭐란 말인가."

   서러움에 겨워 한없이 울고 또 울었다.누구 하나 며느리를 불쌍하게 여겨줄 사람도 없었다.며느리는 눈이 붓도록 울며 그 자리를 떠날줄 몰랐다.이튿날 고개를 넘던 길손이 며느리의 주검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 묻어주었다.

   돌보는 이 없는 초라한 며느리의 무덤가에 한 떨기 풀꽃이 피어났다.그 꽃은 가엾은 며느리의 입술 모양을 하고 있었다.게다가 아랫입술 모양의 꽃잎에는 하얀 밥풀 두 알이 맺혀 있었다.며느리의 입술에붙은 밥풀처럼......

    사람들은 착한 며느리가 밥알을 씹어 보다 죽었기 때문에 그 넋이 한이 되어 무덤가에 꽃으로 피어난것이라 여겼다.

   꽃도 며느리의 입술처럼 붉은 데다 마치 하얀 밥알을 물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으므로 이 때부터 이 꽃을 며느리밥풀꽃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2)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젊은 부부가 어머니를 모시고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며느리는 효성이 지극하였지만, 시어머니는 어쩐 일인지 며느리가 늘 못마땅하였다.

시아버지의 제삿날이 되었다.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제상에는 쌀밥을 올려야겠기에,
며느리는 그동안 아껴두었던 쌀을 꺼내어 솥에 안쳤다.

밥이 거의 다 되어 가자, 익었나 보려고 며느리가 솥뚜껑을 열어
밥알 두 개를 막 입에 넣으려 할 때였다.

밖에서 솥뚜껑 열리는 소리를 듣고 부엌으로 달려온 시어머니가,

˝어른이 잡숫기도 전에 먼저 먹다니!˝

하며 몽둥이로 사정없이 며느리를 때렸다.

며느리는 그만 밥 알 두개를 입에문 채,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 며느리의 무덤에서 피어난 꽃이 바로 꽃며느리밥풀이라고 한다.

꽃며느리밥풀의 꽃부리 겉에는 잔돌기가 있으며
안쪽에 다세포로 된 털이 있고 밑쪽 가운데 열편에
밥풀 같은 두개의 하얀무늬가 있어서 이러한 전설이 생겨났다.

 

'┕ 꽃에 얽힌 전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앵초의 전설  (0) 2011.02.28
개암나무  (0) 2010.02.14
말리화  (0) 2010.01.22
능소화  (0) 2009.10.01
동자꽃  (0) 2009.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