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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지리산

<252>2003 지리산종주 - 비내리는 천왕봉-->백무동 하산

by 윤라파엘 2003. 8. 16.

벽소령에서 거리는 2km 남짖 ..그러나 오름길이다.  이번 후반부 종주에는 막영 예약을 하지 않았다.

설마 둘 누울곳이 없을까 싶었고, 시간 계획또한 늘 틀어지기 일쑤이니,, 어떻게든 세석산장에 도착하는것만 생각하고 왔다 ,, 



구상나무숲으로 울창했던 세석평전엔 지금 생태복원을 위해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그 넓은 땅위 8월은 온통 야생화로 사람들을 유혹하고,,산오이풀,,


산장에 도착하고 보니 오후 7시다,, 지리산을 걸어온 사람들로 산장안은 꽉찼다.
취사장에도,,처마밑에도,,하늘을 가리는 곳은 모두 잠자리가 되 버린 산장,, 우리가 발붙일 곳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같이 무턱대고 온 사람들이 잠잘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산장앞 헬기장 이었다.

방향 바꿔가며 거칠 게 바람불고 있는 산장앞 헬기장,,, 나보다 아내가 걱정이다,,피곤함과 추위땜에 저녁먹기를 포기하고
텐트를 깔판으로,,베낭을 베게로,,플라이를 이불삼아 둘이 꼭안고 누웠지만 잠이 올리가 없다.

어떻게든 버티고 하루를 넘기긴 해야 하는데..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안내방송은 노약자와 어린이를 우선으로 산장안으로 입장을 시켜준다고는 하지만 우린 포기한다.  

그렇게  버티며 새벽엔 1인용 텐트를 설치해서 속으로 들어가 보기도 했지만 지리산 의 밤공기는 포근한 구석을 만들수 없도록

밤새 바람이 불어댔고 , 펄럭이는 주변의 온갖 덮을거리들 소음으로 거의 뜬눈으로 보냈다.


 

세석산장에서-천왕봉-장터목산장-백무동까지 2003년 8월 16일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텐트 밖으로 나와 보았다. 천왕봉을 향해 이미 많은이들이 떠나고 있었고 ,
일부는 아침식사 준비에 분주한 세석산장의 아침 모습이지만, 우린 아침 먹는것도 포기하고 움직이기로 한다.


1인용 텐트안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하룻밤을 보냈다
얼굴이 푸석한 율리아 ,,아침도 안먹고 그냥 출발하잔다


아침은 좀 걷다가 김밥남은걸 먹던지 도넛을 먹던지,,
추위땜에 걸으며 몸을 덮히자는 이야기다. 설잠으로 무거워진 몸은  촛대봉으로 오르는 작은경삿길에도 힘에 부친다.  


정영엉겅퀴,,이곳서 흰색 엉겅퀴류 를 처음 만나본다


구절초,,촛대봉 오르는 등산로에 뿌리를 내렸다.. 그럼에도 꺽이거나 밟히지
않은걸 보면 이제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은것 같다.


세석평전은 서서히 그 헐벗은 모습에서 벗어나는 느낌이다..
구상나무들이 스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생태복원 구역에서,,


촛대봉을 올라 통과사진 한 장을 남긴다. 아침일찍 장터목산장쪽에서
건너온 사람들과 세석산장에서 산책올라온 사람몇명 뿐,,바람이 세차다,


촛대봉에서 장터목산장으로 가는 중간지점이다. 운치있는 고사목 풍경을 담으며,,,


빽빽이 둘러진 나무들 사이로 발아래 백무동쪽 운해가 눈에 들어왔다
비가 오려나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아침도 안먹었는데 어쩌나,,


국립관리공단에서 얹어놓은 명패를 보니 송이풀이라고 적혀있다,,
개화시기는 8-9월이다


도감을 찾아보니 이건 꽃이 아니고 꽃이 지고난 할미밀망의 씨털이다,,

조금더 날짜가 지나면 비행하기 알맞는 모습으로 부풀어 오를것이다


지리산 북쪽 기슭으로 점점 운해가 짙게 드리우며 산자락을 덮고있다


수시로 변하는 백무동 계곡의 운해를 배경으로 ,,


멀리 반야봉을 중심으로 백무동에서 형제봉까지 걸쳐진 짙은 운해


아내에게도 사진한 장 남기고 가자며 발걸음을 잡았다


꽃과 잎의 색이 판이한 그늘돌쩌귀,,꽃봉오리 입구를찍어야 확실한건데
꽃등의 모습만으론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운 사진이 되었다


연하봉을 오르려는데 후두둑 굵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한다,,큰일이네,,이거,
하지만 준비된자만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법,, 그동안 소용없이 잠자던 내베낭
안의 우의가 주인위해 제때를 만났다,,이렇게 아내에게 입혀놓고 보니 멋있다,


연하봉에서,,갈길은 먼데 비는 내리고 배도 고프고,,,
카메라가 비에 젖을까 간수하는 것도 여간 힘든게 아니다


제석봉 뒤로 드리운 짙은 안개를 보니 끝까지 가겠나 싶다,,하지만 멈출우리가 아니지
아내의 상태를 보니 생각보다 팔팔해 보여 마음의 여유를 가져본다,,,그래 가야자~


내 우의는 구형이다,,우의를 입었는데도 어찌된 일인지 빗물이 자꾸 스며들어 속옷까지
젖었다,,그래도 벗어버리는거 보단 낫겠다 싶어 입고있는데,,바람이 세차게 불어 우의를
풍선처럼 불려놓았다,,이번 산행 끝나면 부실한 장비는 모두 처분해야지,,


 

산장앞의 많은 사람들이 내리는 비 때문에 건물밑으로만 모여 들었다,,그러니 산장안은
사람들로 발놓을 틈도 없이 복잡하다,,그 와중에 아침을 지어먹는 사람들도 꽤 보인다,,,


천왕봉을 다녀온 사람들과 ,,세석산장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계속 모여드는 장터목산장,, 비가 내리니 비를 피해 보려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우린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곧장 천왕봉을 향해 떠나기로 했다,,.


지리산 천왕봉,,,,세찬 바람과 추위로 사진도 서둘러 찍는다,,힘들게 왔는데,, 멋진 사진한장 갖고싶었던 생각은

또 다음으로 미뤄야 하나보다,,장터목에서 ,, 정상까지 오는동안 내리는 비로 카메라를 못꺼내 남겨진 사진이 한 장도 없다


매섭게 불고있는 비바람땜에 정상을 올랐다가 서둘러 내려가기 바쁜 사람들의 모습이다,,
사진기 눌러줄 사람도 없고,,모두가 서두르는 가운데 그래도 아내가 나를 한 장 찍어 준다


내게 셧트를 부탁하는 사람이 있어 서로 눌러줘서 찍은 사진이다,,
안개 때문에 사진도 흐리고,,우의도 펄럭이고 ,,스타일 완전히 망쳤다


도망치듯 바람이 적게부는 곳으로 내려서서 한 장 더 사진을 찍는다
손도 얼고,,입도 얼고,,오로지 운동으로 덮여진 몸만이 온기를 유지한다,,


아무래도 그냥 와 버리기엔 너무 아쉬워 안개로 전망이 불투명한
등산로 주변의 모습을 담아본다


휘몰아치는 비바람에 잠시 당황하는 모습이 그대로 사진에 담겼다


천왕봉을 올랐다가 내려와 다시 제석봉 고사목지대로 들어섰다
정상보다는 비바람이 약해서  조금은 안정을 되찾았다,, 이젠 곧장 하산할 일만 남았으니,,


제석봉의 생태복원 노력은 눈에 띄게 발전한 것 같다,,곳곳에 고산 식물들로 덮여있고
이렇게 수풀사이로 무리를 지어 피어난 구절초가 군락을 이루었다,,


쑥부쟁이,,구절초,,들 사이로 퍼져있는 산오이풀
잎사귀나 줄기를 비비면 오이향이 나는 식물이다,,,


제석봉 생태복원 지역에 핀 산오이풀과 구절초 무리들,,
저 옆은 아직 맨살을 보이기도 한다. 비가 내리는 상태에서 그래도 틈만나면 사진기를 꺼내든다.


지리산 주릉을 벗어나려니 또 아쉬움이 남는다.

미련이 남아서  운해가 드리운 제석봉의 이곳저곳을 사진에 남겨보는 중이다,,이곳은 중산리쪽 풍경이다


안개속의 제석봉,,, 고사목 그루들,,


조금만 참아라 언제 또 이런모습 만나나,,추워서 빨리 내려가자는데 제석봉을 배경으로
또 사진을 남긴다,,지나가던 여자분들 몇팀이 율리아가 입고 있는 우의 제조사를 묻는다. 예뻐 보인다는거지,,,

거의 모든 등산객들이 장터목 산장에서 급히 구한 일회용 비닐우의를 입고 있으니 이
우의가 돋보일만도 하겠다,,내려오는 길에 배가고파 간식으로 빵을 비 맞으며 먹었다,,


제석봉의 많은 영역을 이렇게 쑥부쟁이 들이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제석봉에서 장터목산장으로 내려서는 곳에서 만난 꼬리풀과 안내명패
이런 안내 명패는 지리산 주능선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약간 보랏빛이 감도는 산수국의 흰모습이다,,벽소령에서 백무동 하산길을 통과하는
모든이에게 안전을 기원하는 길꽃 되길~


제석봉에서 천왕봉 가는길에 한번,,또 내려서며 한번,, 그리고 수시로 준비한 간식을
조금씩 먹어서 허기를 달랜다,,이렇게 비내리는 날엔 어쩔 수 없이 이동식으로 해결하는
거다,,시장기 느낄떄 내리는 비 맞으며 먹는 빵맛,, 서글픈 마음은 들지만 먹어볼만 하다


장터목산장에 도착해서 보니,,여전히 천왕봉을 향하는 등산객은
비가 오는데도 줄을잇고 있다


장터목산장에서 백무동 진입구까지 등산로인 10번선으로 내려서며 마주친 산수국,,,,
음정 벽소령구간은 13번선,,,지리산 주능선은 1번선이다,,참고로


산친구 이기백씨를 만났다,,세상 참 좁네,,


망바위 앞에서,,아직도 5.0키로미터를 내려가야한다,,여전히 비는 내리고,,
하산시간 1시간30분을 소모했다,,보통속도라고 생각하며 조심스레 내려간다


비는 계속 내리고,,산아래 백무동에서 피어오르는 운해의 모습,,


너덜지대 급경사길을 2.5키로미터 내려와 만난 하동바위뒤의 출렁다리,,돌길 내리막은 보행에 너무많은 고통을 준다.


하동바위 지점이다,,1년전 발목을 다친 아내였는데 오늘은 너무 생생하게 잘 걷는다
하산시작때 우리를 앞질러간 5-6개팀이 마지막에 힘들어 하는 사이 오히려 우린
그들을 추월해서 내려왔다,,그만큼 장시간 산행시 하산주행법이 매우 중요하다,,

 

나도 한 장 찍어줘봐,,종주 마지막인데,,
하동바위에서 아직 1.8키로미터를 남긴지점이다.

 


오늘은 아침 6시부터 10시간을 쉴새없이 걸어 백무동의 10-0 구조포인트에 도착했다.

백무동에서는 --->함양행 노선버스로 음정리 들어가는 삼거리까지 타고나와 애마에 접근했다.

도로를 물바다로 만든 장대비는 그칠줄 모르고 퍼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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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주능선을 두달의 시차로 나누어 다녀온 2003년 지리산 종주산행,,엄청난 사람들
이 모이는곳,,무수한 야생화들이 피어있는곳,,아내와 함께한 뜻깊은 2003년지리산 산행
이었다,,그 긴 산길에서 만난 지리산의 모습을 여기 기록삼아 사진으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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