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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중국)/┕ 연변 소식

고구려가 중국 역사라더니.. 방치된 장수왕릉

by 윤라파엘 2015. 3. 19.

기사의 말미에 여행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스크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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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가 중국 역사라더니.. 방치된 장수왕릉

[딸과 함께 떠난 통일여행②] 지안시에서 단동까지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김형덕 기자]

다음날 우리는 중북 국경 도시 중 가장 북한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창바이초샌주즈치샌(장백조선족자치현-長白朝鮮族自治?)으로 향했다. 쑹장허(松江河/송강하 : 백두산에서 장백조선족자치현으로 가는 중간 도시)까지는 기차로 쑹장허에서 창바이까지는 버스로 이동했다. 도로가 온통 눈길에다 좁기까지 한 왕복2차선 도로인데 버스기사가 능숙하게 운전을 잘 했다. 창바이에 도착하니 지인 친구가 차량을 가지고 마중 나와 있었다.

숙소는 도심 한가운데 최근에 오픈한 호텔이었다. 방안이 다소 건조한 곳을 빼고는 숙소가 아주 좋았다. 와이파이도 잘 되고. 다음날 우리는 북한이 잘 보이는 여기저기를 둘러보았고, 창바이현에서 북서쪽인 북한 량강도 삼지연군 압록강 발원지를 가려고 나섰다.

그러나 도로 중간에 군인들이 지키고 있어서 발원지까지는 다음에 가기로 했다. 이유인즉 백두산 인근 압록강 발원지 쪽으로 올라가면 중북 국경이 뚜렷하지 않고 치안이 양호하지 않아 외부인들이 들어가는 걸 엄격히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창바이현과 혜산은 가까운 거리만큼이나 주민들의 왕래가 자유스러운 도시였지만 최근 들어 많이 제약이 있어 보였다.

10여 년 전만 해도 여름에는 중국 쪽과 북한 측 아이들이 공동으로 미역을 감고, 겨울에는 강가에서 스케이트와 썰매를 타고 팽이 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살펴보니 낮에 압록강 가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찾기가 어려웠다. 밤 또한 고성능 손전등을 가진 국경 경비대(북한 측) 군인들이 오토바이와 순찰 차량을 타고 강둑길을 따라 오갈뿐이었다.

하지만 얼어붙은 압록강변 두어 군데서 중국과 북한을 여러 번 오간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철통 경계 속에서도 오가는 사람들이(safety passengers)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이틀간의 여정을 마치고 우리는 린장(림강-臨江 : 북한 측 자강도 중강군)으로 향했다.

린장에 도착 후 우린 일정 단축을 위해 바로 지안(집안시-集安市 : 중국 길림성 집안시)시로 이동하는 택시를 탔다. 가는 도중 압록강 운봉댐 상류지역에서 장관의 설경을 볼 수 있었다. 압록강으로 흐르다 댐으로 막힌 이 구간은 그 면적이 한국의 소양 댐보다 훨씬 컸다. 동계시즌이라 댐은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고, 하얀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겨울에 크로스컨트리 스키어들이나 스노모빌 애호가들이 탄성을 지를 만한 그런 곳이었다.

4시간 쉴 새 없이 달려 어득어득한 저녁이 되어서 도착한 찌안 호텔. 호텔 주인장이 기다렸다는 듯 반가이 맞아주었다. 오랜 지인이 운영하는 이곳 식당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였다. 늘 그랬듯이 돼지고기줄당콩 볶음과 김치, 삶은 조개가 준비되어 있었다. 십 수 년 전부터 알고 지내는 지인이라 방문하는 시간을 알려주면 으레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준비된다.

 


▲고구려 환도산성

ⓒ 김형덕

다음날 우린 고구려의 대표적 성이었던 환도산성, 광개토대왕비 및 릉 압록강변을 방문했다. 광개토대왕비는 잘 보존되어 관리되는 듯하였지만, 장수왕릉은 거의 방치되다시피 해 관리가 되질 않고 있었다.

중국은 고구려의 역사를 자신들의 지방정부 내지 조공국 역사라고 주장하면서도 관리는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자신들의 역사라면 잘 관리해야 하는 게 아닌가? 어쨌든 고구려박물관도 건설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일반에 공개도 안 하고. 그만큼 중국으로서도 고구려를 자신들의 역사라고 주장하기에 난감한 부분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지안에서 딸에게 대륙까지 세력을 확장했던 고구려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었다. 도심에 산발적으로 남아있는 본 옛 성곽의 모습을 통해 땅이야 현실적으로 그렇다손 치더라도 역사까지 중국의 것으로 동의하기에는 지안은 너무나 한국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틀간의 지안 방문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인 단동(단둥-丹東)으로 향했다. 단동은 중국과 북한이 교역의 70%이상 진행하는 대표적인 국경도시다. 단동으로 가는 5시간의 버스는 주로 압록강변을 내륙 쪽으로 연결하는 코스였다.

지나는 모든 지역에 한글과 중문을 동시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두만강·압록강 전 유역에서 그러하듯이 조선족이 많이 거주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버스에서 만난 조선족동포의 이야기로는 지안과 단동 사이 압록강변에는 상류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주민이 조선족이었으나 요즘은 대개 한국이나 중국내 대도시로 이동하였기에 그 자리에 한족들이 새로이 유입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단동에 도착하여 항상 다니는 한국인 전용(사실상 한국인만 투숙하는) 민박집에 여장을 풀었다. 도착하는 날 쉬고 다음날부터 단동시의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단동시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금강산, 해관(세관), 북중철교, 시내의 한국인 전용 빌리지를 돌아보았다.

국내에서 들리는 북한 소식과는 달리 중국과 북한과의 교역은 통상적인 상황 유지하고 있는 듯 보였다. 다만 기존에 비해 특이한 점은 예전에 북한은 주로 중국에 단독으로 투자하는 모습이 많았지만, 요새는 식당, 공장 등의 주요 경영권을 중국이 행사하고, 북한은 인력을 공급하는 형식으로 변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해관(한국의 세관)을 방문하였을 때 마침 북한에서 중국으로 들어오는 대규모 인력을 볼 수 있었다. 일행 중 한 명에게 물으니 평양시 중구역에서 나왔고 중국측 봉제공장에 일하러 왔다고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숙소 근처에 새로 개장한 결혼식장이었다. 이곳은 중국인 기업가가 운영을 맡고, 북한의 젊은 20대 처녀들이 한복을 입고 봉사(서비스)원으로 일하는 이벤트 회사였다. 북한의 대중국 진출 인력이 기존의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로 다변화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또 다른 특이점은 북한에서 운영하는 식당 대부분도 경영권이 중국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북한은 인력을 공급하는 형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기존의 북한 식당들은 북한식 경영방식(생활총화 등 업무 이외 부과되던 다른 많은 일)이 중국 기업의 입장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았다.

북한과 사업을 하는 현지사업가의 전언에 의하면, 북한 근로자들은 요즘 생활총화는 안 하고 정치학습만 한다고 했다. 또 대학생이(22세 이상) 많았으나 요즘은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사람들로(17세 이상) 전체적 연령대가 하향되고 있다고 했다. 단동은 역시 중북 교역 상태를 역동적으로 느낄 수 있는 지역이었다.

중북 국경지역 여행을 마치고나서 딸에게 북한에 대한 인상을 물었다. "아빠 고향이 북한인데 너 나랑 북한에 가서 살아보는 게 어때?" 딸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북한에 갔다가 자유롭게 돌아올 수만 있다면 가겠다"고 했다. 딸의 대답은 간단했지만 남한 대다수 국민들이 북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웅변적으로 잘 말해주는 것 같았다.

단동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우린 마지막 행선지인 베이징(북경-北京)으로 향했다. 오후 기차를 탔는데 다음날 오전 11시에 베이징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지하철을 타고 베이징의 대표적인 장소인 텐안먼문(천안문-天安門)과 쯔진청(자금성-紫禁城)을 둘러보았다.

테러에 대한 공포 때문인지 천안문으로 접근하는 곳곳에 공항에서나 사용하는 금속물 탐색대를 설치하고 삼엄한 경계검문을 하고 있었다. 자금성 관람을 마치고 5도구 근처에 위치한 지인의 숙소에서 여장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 만리장성 행은 일정상의 이유로 취소하고 대신 중국의 주요 대학인 칭화따쉬에, 베이징따쉬에(청화대학, 북경대학 : 淸華大, 北京大)를 돌아본 후 이화원(?和園)을 관람하였다.

저녁에 베이징 주재 한국주재원들인 지인들을 만나 이곳의 상황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야기중 가장 꽂히는 이야기는 단연 중국과 대만 간 문제였다. 다 알다시피 중국과 대만은 경제적 교역은 물론 인적 교류가 아주 많아 서로가 갈등할 수 없을 만큼 깊은 관계를 맺고 있고, 지금도 증가일로에 있다고 한다. 특히 대만인과 결혼한 중국인이 45만 쌍 이상이란다. 가족구성원까지 더하면 몇 백 만명이 혈연으로 엮여 있는 셈이다. 우스갯소리로 중국과 대만은 가정파탄이 날까봐 전쟁도 할 수 없단다.

베이징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집 앞에서 탄 택시가 순식간에 베이징공항으로, 또 베이징 공항에서 탄 비행기가 인천공항이 아닌 김포공항으로 김포공항에서 광주공항으로 이어져 나주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였다. 컨베이어벨트처럼 이어진 교통편은 국가와 국가의 경계를 무색하게 느끼도록 하였고, 이를 통해 지구촌 시대라는 말이 실감나는 하루였다.

여행정보

통일여행은 크게 2개 코스로 나눌수 있다. 연변지역과 단동/지안 지역으로. 워낙 지역이 넒어 이 두 코스를 통상적인 5박 6일 사이에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두 지역을 한번에 여행하는데는 최소 10일 이상의 기간을 갖는 게 좋다. 물론 느끼고 즐기는 수준이 아닌 눈으로 보는 관광만 한다면 두 지역을 한번에 소화할수도 있다. 두 지역을 한국에서 출발시 연변지역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단동/지안 지역은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통해 가는 게 가장 편리하다.

1. 연변지역(延邊)

 

#주요 가볼 만한 곳

연길서시장: 연길시내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연길이란 도시형성과 역사를 같이할 만큼 오래된 전통재래시장이다. 많은 상인이 조선족동포들이고 어떤 경우엔 중국인들도 한국말을 곧잘 한다. 백두산지역에서 나는 자연산 토산품(잣, 가래)을 행복한 가격에 구입(선물용으로)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윤동주 생가/대성중학/일송정: 3곳 모두 연길에서 택시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있고 유명한 항일시인 윤동주생가와 대성중학교, 일송정을 둘러보면서 일제식민통치를 전후한 조선인들의 만주이민 역사와 독립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방천/훈춘/도문: 연길에서 승용차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고, 3곳 모두 같은 방향이다. 방천은 중국, 러시아, 북한 국경이 교차하는 곳으로 3국을 동시에 느낄수 있는 그런 곳이다. 훈춘의 러시아 거리는 러시아/우주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구소련 가게와 식당들이 밀집해 있어 가볼만하다. 투먼 일광산 전망대에 오르면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를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백두산: 연길에서 백두산 북파(북문)매표소까지는 승용차로 3시간 30분 버스로 4시간 가량 걸린다. 천지는 한여름 맑은날 감상하면 장관이다. 단 기상 상황에 따라 천지를 볼수 없는 경우가 자주 있어 사전에 기상정보 체크는 물론 기도가 필요하다. 개별적으로 갈 경우 장백산(중국측 호칭)공원 입장료와 천지에 오르기까지 교통편 할인이 안 되어서 비싼 편이다. (1인당 10만 원가까이 소요됨) 연길시내 곳곳에 있는 여행사를 이용하는 게 합리적이다.

# 먹거리

연길지역은 먹거리 가격이 한국의 70%수준이고 대체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편이다. 연길서시장 근처 먹거리골목에 가면 유명한 음식점이 즐비하다. 그중 연길냉면과 양꼬치 구이는 특색 있는 음식들이다.

# 숙소 및 교통편

연길은 조선족자치주 주도로서, 모든 문화의 중심도시 역할을 수행한다. 당연히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어 비교적 편리하고 저렴한 숙박시설이 여기저기 많다. 대중교통은 택시나 자가용(운전수 포함한)을 이용하는게 편리하며 사전에 조율만 되면 한국에서보다 적어도 70%정도의 비용으로 해결 가능하다.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면 교통비는 그보다 훨씬 더 저렴하기도 하다.

2. 단동/지안(丹東-단동/集安-지안)

 

#주요 가볼 만한 곳

황금평: 이곳은 중국과 북한 초소와의 거리가 말 그대로 10m터도 안 된다. 중국과 북한이 황금평(공단) 개발을 합의하여 도로가 만들어진 상태고 자연퇴적과 함께 일부 지역을 복개하였기 때문이다. 바로 눈앞에서 북한 땅과 북한 군인을 대면할 수 있다.

단동하이관 & 단동철교: 북한으로 오가는 교역품 그리고 북한 사람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바로 옆 단동철교 옆에 있는 강변산책로에는 북한식당이 10여 개 이상 된다.

태양도선착장: 단동시내에서 압록강 상류 방향으로 택시를 타고 15분이면 갈 수 있다. 중국측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면 북한측 강변까지 보트를 거의 접근해 북한군인과 직접 대화를 할 수가 있다. 물건을 주면 좋아하지만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은폐되지 않은 카메라 촬영은 북한군인을 흥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망된다. 보트 요금은 부르는 금액에서 조정이 가능하고, 동절기에는 운행되지 않는다.

광개토대왕비/장수왕릉/환도산성(지안시): 고구려 19대 왕인 광개토대왕비는 중국인들에게도 유명 관광 코스다. 중국인들은 호태왕비라고 부른다. 광개통대왕비 50m 거리에 옆에 그의 아들 장수왕릉이 함께 있다. 환도산성은 지안시 외곽 남북 지역에 있으며 성곽을 쌓은 돌의 크기나 양식이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남한산성과 비숫하다. 또 바로 인근에 고구려 귀족들이 묻혔을 법한 사각형 돌무덤은 그 규모나 양식이 인상적이다.

# 먹거리

단동지역은 한국인 밀집지역인 한국성 안쪽에 다양한 맛집들이 몰려 있다. 단동철교(북한으로 가는)옆 강변을 따라 십수 개의 북한식당도 단동에 들르는 한국인 여행자들이 한 번쯤 거쳐가는 곳들이다.

# 숙소 및 교통편

단동지역은 조선족동포들이 이용하는 민박집들이 비교적 깨끗하고 잘 운영되고 있다. 단 가격은 사전에 조정하고 들어가야 하며 대개 아침과 저녁식사 세탁 서비스가(무료) 가능하다. 호텔을 이용할 경우 단동시 외곽 금강산공원(金剛山-금강산)입구에 있는 호텔들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깨끗한 편이다.

* 지안시의 경우 압록강변을 중심으로 다양한 맛집과 숙소가 몰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