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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

어저귀

by 윤라파엘 2009. 1. 24.

 

지금은 사라진  반여동 옛대우연못 정원에서 담았다,,옆의 노란꽃은 민들레,,

 

 

“트로이목마 타고 금의환향”

 

어저귀는 작물인가, 잡초인가? 어저귀는 옛날에는 작물이었으나 현재는 분명히 잡초이다. 어저귀(Abutilon theophrasti)는 아욱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서, 목화, 무궁화, 부용, 접시꽃 등과 같은 과에 속한다. 원래 고향은 인도로서, 해방 전까지만 해도 어저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섬유작물이었다. 어저귀 줄기의 껍질로 로프나 마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후 삼(대마)이나 인조섬유 등에 밀리어 사실상 종적을 감추었고, 20-30년이 흘러갔다. 그러다가 국내 축산업이 활발해지면서 사료곡물이 물밀듯이 수입되었다. 미국에서 잡초로 성공한 어저귀에게 한국에 재입국할 기회가 온 것이다. 사료곡물과 함께 계속 입국하고 있으나 아무도 막지를 않는다.

 

어저귀는 수입 사료곡물과 관련된 곳에는 어디든지 많다. 사료공장 근처에서부터 축사주변, 사료작물 포장, 가축배설물 퇴비가 살포된 포장에까지 많이 발생한다. 요즘에는 길가, 과수원, 초지, 빈터 등에서도 자주 눈에 띈다. 어저귀는 수입되는 사료곡물 옥수수 등과 함께 들어온다. 미국의 사료용 옥수수는 주로 동부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그 곳에는 어저귀가 크게 문제되고 있다. 각종 제초제로 방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료 제조과정에서 어저귀 종자는 무사한가? 옥수수는 물론 부숴진다. 그러나, 어저귀 종자는 작기 때문에 옥수수 틈새에 끼어 기계를 무사히 빠져 나올 수가 있다.

 

어저귀는 축의 소화기관을 살아나올 수가 있는가? 예측을 하고 대책을 마련해놓았기 때문이다. 종자가 가축 소화기관에 들어가고 무서운 소화액을 만나더라도 종자가 소화가 안 되도록 두터운 종피를 만들었다. 물론 일부 허약한 것은 희생되는 수가 있으나 대부분은 배설물과 함께 밖으로 나온다. 밖으로 나온 종자는 퇴비 제조과정이라는 또 어려운 관문이 있으나, 이것도 미리 알고 대책을 수립해 놓았다. 그러므로 가축이 수입곡물 사료를 먹고, 가축분으로 만든 퇴비에서는 어김없이 어저귀가 나온다.

 

어저귀가 밭에 발생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제초제를 토양에 살포할 경우 보통 1-2cm 두께로 제초제 막이 만들어지는데, 잡초의 어린 싹들은 그 막을 통과하면서 거의 죽고 만다. 그러나, 어저귀는 별탈 없이 지나간다. 첫 관문을 통과한 어저귀는 초기 생장속도가 빨라 작물을 추월해버린다. 엔씨레지를 만들려고 옥수수를 수확하려는데, 기계가 곧잘 멈춘다. 종자들이 토양에 우박처럼 쏟아진다. 어저귀의 줄기 껍질이 기계에 걸린다. 어렵게 수확을 했으나 더 큰 낭패가 일어난다. 어찌 된 일인지 젖소들이 먹지를 않는다. 먹이에서 악취가 난다는 것이다. 억지로 먹였더니 우유에서 냄새가 난다.

 

어저귀는 5월초에 발아를 해서 8-9월에 성숙하는 광엽잡초로서, 키가 보통 1.5-2m이고, 때로는 3m까지 생장을 한다. 식물 전체가 부드러운 털로 덮여있다. 잎은 어긋나고 원형이며, 길이와 폭이 모두 5-12cm이고, 밑이 심장형이고, 잎자루가 길다. 꽃은 7-8월에 피고 황색이며 잎 겨드랑이에 모여 달린다.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5개 씩이고 밑부분이 합쳐져 있다. 열매는 삭과로서 8월에 익는다. 종자는 방사상으로 배열하고 흑색이며, 겉에 털이 있다. 어저귀는 성공한 잡초로서 휴면성이 없을 수 없다. 추운 겨울을 토양에서 보내고 봄이 되면 발아해야 하는 생존전략 때문이다. 토양 중에는 1년 동안 잠을 잔 종자도 있고, 수년 동안을 잠만 자고 있는 종자도 있다. 봄에 발아하는 데에는 선 후배가 없다. 자신한테 기회가 주어지면 언제라도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어저귀 종자는 광발아성이 아니고 암발아성이다. 이러한 특성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 광이 없어도 발아할 수 있는 암발아성은 상당한 약점이 될 수 있다. 5월 초순이면 발아를 하고, 깊이 묻힌 종자도 비교적 발아를 잘 하는 편이다. 발아 적온이 15-20C로서 발아 당시의 기온과  잘 일치한다. 발아에 산소가 있어야 한다. 산소가 있는 조건이라면, 상당히 깊이 묻힌 종자도 발아한다. 토양 10cm 깊이에서도 20%가 발아를 한다. 어저귀는 개체에 따라 다르지만 1,000-2,000개 수준이다. 종자가 크고 발아율이 높기 때문에 그 생산량은 많은 편이다. 주당 다래(삭과)수가 보통 40개이고, 다래당 종자수가 보통 40개이므로, 주당 종자 수는 약 1,600개가 된다.

(자료의 인용출처를 알수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