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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

여름 연꽃, 창가 책상 위에서도 핍니다

by 윤라파엘 2011. 7. 23.

연꽃을 집에서는 못 키울까??? 늘 생각했던 이야기여서 스크랩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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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입력 2011.07.23 03:07 | 수정 2011.07.23 04:48

 

 

냉면이나 우동 그릇에서 키울 정도로 작은 품종의 연을 완연이라 한다.

사진은 100원짜리 동전과 크기를 비교해본 완연 꽃. '수련과 연꽃' 제공

내가 유독 연꽃을 사랑하는 이유는 진흙에서 나왔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으며, 줄기 속이 뚫려 있으되 꼿꼿하고, 덩굴을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아니하며,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욱 맑고, 꼿꼿이 서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 있으나 가까이서 만만하게 다룰 수 없음이다.

국화는 꽃 중에 속세를 피해 사는 것이요, 모란은 꽃 중 부귀한 것이며, 연꽃은 꽃 중의 군자라 할 수 있다.(중국 송나라 유학자 주돈이·1017∼1073, '애련설·愛蓮說')

요즘 곳곳에서 연꽃 축제가 한창입니다. 특히 이번 주말이 피크인 듯하더군요. 우리가 축제에서 보는 연들은 덩치가 상당히 큽니다. 꽃 한 송이가 어린아이 머리통만 하지요. 잎은 만화 '이웃집의 토토로'에서처럼 우산으로 써도 될 정도입니다. 꽃은 예쁘지만 도저히 집에서 키울 엄두가 안 나지요.

그런데 사실은 예쁜 연꽃을 집에서도 키울 수 있습니다. 재배가 어렵지도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대형 마트에서 가정용 연(蓮) 모종을 판다고 합니다. 오늘은 '물의 요정'으로 불리는 연과 수련을 집에서 키우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 완연(碗蓮)… 냉면 사발에서 연꽃이 핀다면?

연꽃 축제가 열리는 공원에 심어진 연꽃은 모두 대형 종입니다. 하지만 다른 모든 식물처럼 연에도 소형 종이 있어 집에서 충분히 키울 수 있습니다. 냉면이나 우동 그릇에서 키울 정도로 작은 이런 품종을 완연(碗蓮)이라고 합니다. 완은 그릇을 뜻하는 한자입니다. 완연은 영어로 난쟁이연(Dwarf Lotus) 또는 사발연(Bowl Lotus)이라고도 합니다. 중국 원산으로 '책상머리에 놓고 보는 연꽃'이란 뜻의 품종(안두홍·案頭紅)도 있습니다.

최근에 국내에서도 중국과 일본에서 개량된 완연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리틀레드미싱, 세백완, 베이비돌, 예쁜눈(Joyful Eyes), 그랜드슬램, 홍일, 소무비(小舞妃) 등의 품종이 대표적이지요.

중국 기준으로 완연은 지름 26cm 이하의 작은 그릇(수반)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는 소형 종을 말합니다. 지름 20cm 내외인 냉면 그릇에 심어도 꽃이 5개 이상 핍니다. 연꽃은 한 번에 하나씩 피며, 한 송이가 사흘 정도 갑니다. 경기 이천시에서 수생식물 농장을 운영하는 이재혁 선생님은 "완연을 30∼40cm 지름의 그릇에 심으면 꽃을 더 많이 볼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일반 품종의 연도 30cm 정도의 작은 그릇에서 키울 수 있습니다. 분재와 같은 원리이지요. 그러나 꽃이 두세 송이 정도밖에 피지 않습니다. 꽃을 피우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완연보다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연꽃은 7∼8월 동안 핍니다. 9월까지 피는 종류도 있습니다. 지금 연을 사시면 최소 한 달 정도는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연뿌리(종근)는 4∼5월에 심는 것이라, 여름에는 이미 그릇에 심어져 있는 것을 사시는 편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사계연(四季蓮)이란 소형 품종도 나오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지요. 사계연은 완연을 뛰어넘는 장점이 있습니다. 조건만 맞으면 1년 내내 꽃을 피우고, 테이크아웃 커피잔에서도 키울 수가 있습니다. 번식이 쉽고 여름에도 포기나누기가 가능하지요. 종류가 다양하진 않다는 것 정도가 단점입니다. 최근엔 국내산 개량종도 나왔습니다.

○ 연보다 키우기 쉬운 수련





 

호주산 좀어리연도 작은 용기에서 키울 수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수련은 연과 비슷하지만 분류학상으론 다른 계통에 속합니다('연꽃과 수련의 차이' 참조). 사실 기르기는 수련이 연보다 더 쉽습니다. 연처럼 고고한 멋은 없지만, 아무 때나 옮겨 심어도 되고 개화 기간(5∼10월)도 더 깁니다. 게다가 수련꽃은 연꽃보다 색이 다양하고 향기가 짙습니다.

수련에는 온대 수련과 열대 수련이 있습니다. 초보자들이 키우기엔 온대 수련이 조금 더 낫습니다. 별도의 조치 없이 겨울을 나니까요. 열대 수련은 실내에서 월동을 해야 하지만, 꽃 색깔이 더 화려하다는 게 장점이지요.

온대 수련 중에는 헬보라와 각시수련(토종), 베이비레드, 콜로라도, 멕시카나, 루부라 등이 소형으로 분류됩니다. 소형 수련은 완연처럼 30cm 정도의 작은 그릇에서 키울 수 있습니다. 온대 수련 중 가장 작은 헬보라는 꽃의 크기가 2∼4cm에 불과합니다. 헬보라는 일본 토종 수련(히쓰지구사·未草)과 멕시코 토종 수련인 멕시카나의 교잡종입니다. 참샘꽃 연꽃농원의 안창호 대표님은 콜로라도를 강력 추천하시더군요. 봄부터 가을까지 거의 매일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열대 수련은 꽃색이 화려하고 꽃향기도 온대 수련보다 강하고 달콤합니다. 하지만 덩치가 커서 아주 작은 그릇에는 키우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콜로라타나 도벤 같은 소형 종자는 지름 40cm 정도의 수반에서 키울 수 있습니다.

○ 하루 6시간 이상 해 드는 곳에 놓아야

연과 수련은 물만 보충해주면 되기 때문에 보통의 관엽식물보다 물관리가 쉽습니다. 다만 햇빛을 좋아해 하루에 6시간 이상 해가 드는 곳에서 키워야 합니다. 아파트의 경우 남향이라야 하지요. 해가 적게 들면 잎이 녹아버립니다.

요즘은 연잎이 많이 자라 분화의 택배 배송이 어렵다고 합니다. 농장이나 수생식물 매장에서 직접 사야 하지요. 종근을 구하셔도 되지만, 꽃을 늦게 보거나 아예 못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앞에서 말씀드린 사계연이나 수련은 아무 때나 옮겨 심어도 되고, 택배로도 사실 수 있습니다.

연과 수련은 수반에 직접 심어서 키우는 게 보통입니다. 수련은 화분에 심은 후 물그릇에 넣어 기르기도 합니다. 수반에 심으면 잎이 너무 무성해져 그늘이 지기 때문입니다.

재배 토양으론 대부분 논흙을 씁니다. 그런데 논흙은 구하기 어렵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에 가벼운 코코피트(코코넛 섬유로 만든 인공 토양)를 논흙 대신 쓰는 방법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연이나 수련을 심은 수반에 물고기를 넣어 키워도 됩니다. 금붕어를 권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작은 수반엔 공기호흡이 가능한 미꾸라지를 넣는 것을 추천합니다. 공기호흡을 할 수 있는 베타 같은 열대어도 괜찮겠지요. 다만 베타는 날씨가 추워지면 실내에 들여놓아야 합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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