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라파엘 2009. 9. 7. 23:04

문중벌초 하러 가서 담은 풍경

2009.9. 5일-6일

그러니까 , 해마다 9월이 되면 이곳을 가게되고 , 산소주변은 또 풀들이 모두 잘리게 되니 , 굉장히 안타깝다,,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 ??? 하여튼 들꽃 만나러 다니며 생겨난 생각의 변화라고 본다.. 그래서 , 벌초 하루전 먼저가서

올해는 그 꽃을 모두 사진에 남기려고 시도를 했다. 

( 벌초에 관한 시 자료를 찾다가 김창집의 오름이야기 블로그에 올려진 내용 외 다수 인용 합니다. )

 

김춘만  - 벌초 전

들어가는 어귀부터 풀이 무성하다.
한철 극성스럽게 키를 키운 풀들이
땅바닥을 보이지 않는다.
바닥을 볼 수 없으니 쉽게 발을 들여놓지 못하겠다.
뱀에 물려 뒹굴던 아들 살린 어머니
바깥에 솥 걸고 찰옥수수 삶아주던 아버지
함께 계신 곳.
그곳까지 껑충걸음을 하다.
이 여름 아무도 밟고 가지 않았구나.
밟힌 풀대궁이 누우면서 길이 난다.
진한 쑥냄새와
여름밤의 모기불내와
삶은 옥수수 냄새도 난다.
화들짝 놀란 산새가 나무에서 나무로 옮겨 앉는다.
그곳에 주먹같은 돌배가 가득 열려있다.
모두가 더위를 피하느라고 정신 뺏긴 사이
이렇게 분주했구나.
무성한 여름을 걷어내기 전이다.

 

가척지 , 노인장대 - 마디풀과

 그런데 올해는 그 산소들의 주변이 이미 말끔하게 정돈이 되어 있다. 문중에서 벌초를 한것도 아닌데 ,,

알고 보니 경주시에서 문화체험 마을로 지정하고 , 주변 정돈을 한것 같다.

 

 벌초 가는 길 - 신석종  

 

가늘고, 길게

숲으로 이어진 길은

이슬에 젖어 있다


생을 떠나 간 사람들의

이력서가, 길을 따라

간략히 적혀있었고

아직 떠나지 않은 늦 더위가

이 길을 밟고 떠난 이들의 숫자만큼

느리게 흩어지고 있다


지난여름, 

생존하려고 무던히도 애썼던

몇 몇 목숨 거둘 생명들은

길 위에다가 하염없는

이별의 엽서를 쓰고 있고


여전히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내 생은,

산으로 오르는 길 위에서

가을볕에 젖고 있다 

 

 

개여뀌 - 마디풀과

산소주변은 이미 모두 풀들이 사라지고 , 연못 주변으로만 이런 풀꽃들이 남은 것이다.

  

 벌초 - 임계자


연한 녹색의 산모퉁이 따라

이슬방울 불풀속 사이를 헤치고

비쳐드는 흰 구름 때


산자락 접어들자 바람도 잠들고

개곡과 돌 사이를 흘러가는 물소리 따라

하얀 물빛의 하늘을 노래하는 새소리


땅찔레 뽑아내다  찔려

빨갛게 흘러내리는 피

뻐꾸기 울음소리 듣고

소주를 홀짝거리며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풀벌레 소리 한 낯 메아리에

육십을 내다보는 우리 부부

저만큼에 불빛 하나 희미하게 가물거리고


하늘을 한 바퀴 돌고 온

구름에게 빨래하고

드문드문 피어 있는 들국화와 인사 나누고

무심히 넘보듯 스치는 것에

새삼 소중함을 느끼고 왔습니다.

 

문중제실 앞

 

벌초

                             은기찬

뇌졸중으로 세상의 오른쪽이 어눌해진 아버지가

왼손으로 풀을 뜯고 있다가 잠시

먼 산을 보는 사이, 아직도 멀었느냐

상석에 놓인 탁주 한 사발 천연덕스럽게 맑게 뜨는데

어느 때 어느 꿈에서도 보았었지

반 쯤은 어눌하게 산 세월 뒤로

낯설지 않은 누군가 스윽 사라진다

잔디와 잡초가 분간이 되지 않는 세상 앞에서

한 쪽만 쳐다보며 분얼해 온 세월도

잘 벼린 낫으로 쉽게 베어질 수 있다면

저렇듯 쉽게 베어져

멧등 뒤로 가지런히 눕혀 질 수 있다면
 
아직도 멀었느냐,

뒤덜미를 쪼아대는 더위 끝에서

마음은 우거지고 몸은 무뎌져

무딘 것으로는 벨 수 없던 게 많았다는 말씀,

벼리지 못한 낫질보다 더 어눌한 왼손으로

숫돌을 내미신다.

 

 

이재무(1958∼ )
                          
벌초
무딘 날 조선낫 들고
엄니 누워 계신
종산에 간다
웃자란 머리
손톱 발톱 깎아드리니
엄니, 그놈 참
서러운 서른 넘어서야
철 제법 들었노라고
무덤 옆
갈참나무 시켜
웃음 서너 장
발등에 떨구신다
서산 노을도
비탈의 황토
더욱 붉게 물들이며
오냐 그렇다고
고개 끄덕이시고…

  

제실 주변풍경

 

김춘만  -  벌초 전 3

일년에 한 번 모이자고
날 잡아 일렀는데도
그 놈은 그 일로 못 오고
저 놈은 저 일로 못 오니
어쩌겠나, 이곳에 사는 죄로
늙은 우리네 몫이지.

좋다는 명당 찾아 수 십리 산 속에
할아버지들 모신 덕분에
잘된 손자들은 모조리 서울로 가고
이제 그 덕분에 조상 묘 잃게 되었네.
말이 났으니 말이지
우리 늙은이 몇 툭 쓰러지면
이 산 속 저 산 속
조상 묘 찾기나 하겠느냐고.

팔뚝 같은 참나무가 길을 막고 서는데
새 다리같이 가늘어진 팔로
늙은이 두엇이
생 땀을 쏟고 있다.

 

 

벌초(伐草)의 시(詩) / 牛 甫  임 인 규

시를 깎는다.

윙 윙

돌아가는 칼날

푸 성 하고 엉성한 언어

댕강 댕강

참수를 당한다.

널브러지는 감정들

죽었는가?

내 영혼

툭.

툭.

불거지는 교만함

후후

시원하다.

장송 곡 조차 없는

싸늘한 내 분신들

참으로

내게 절실한 삶

빌어먹을 밥도 없는

쪽박 찬 나의 얼굴

윙 윙

독하다.

글쟁이 근성

잘름잘름 

고만고만한 단어들

시방

나는 시를  깎는다.

            2006.9.13.

 

벌초를 하면서

 

                         김 전

언제나 빈손으로

바람으로 떠돌면서

잡초를 기르시고

물흐르듯 흘러 보내신

아버님

오늘도 무수한

억새풀이 춤을 추네요

 

끝없는 딸기들이

서로를 끌어않고

그늘진 어둠에서

수화로 전달하는

어머님

그 말쓸들이

풀빛으로 들리네요

 

자연학습 체험마을로 지정되었다.

 

건천읍 신평리 가척 환경친화마을 준공식

경주신문



건천읍 가척 환경친화마을 준공식이 5월 14일 오전 8시 30분부터 환경친화마을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지낸 뒤

준공식이 거행되었다.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하여 환경보호과 이종암 과장님, 김호상 계장님을 비롯한 많은 내빈들이 참석하였으며, 지역주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가척마을의 가척지에는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식물로 분류된 가시연꽃의 자생지 이며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윤희영(尹希永)이 세운 영호재와 그 후손이 세운 원모정, 사우정 등이 보존되어 있는 마을이다.


환경친화마을은 총사업비 50,000천원이 소요되었으며 마을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육각정자를 비롯한 간단한 운동시설, 지압 길을 등을 설치 한 산책로를 조성하여 학생들의 생태학습의 장으로 활용 될 뿐만 아니라 쾌적하고 활기찬 휴식공간을 제공 할 것이다..


이날 최민환 읍장님은 가척마을 주민들의 안녕과 함께 환경친화마을이 편안한 휴식처가 되기를 희망하였으며, 훌륭한 생태학습장으로 발전하길 기원하였다.

 

입향조 신信 의 단 시조 9 세손

  

 이곳 산소 주변도 말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술패랭이와 짚신나물이 있던곳 ..

 

♧ 벌초(伐草) - 김안로

주인도 없는 산소에 소를 풀어놓고, 함께 메뚜기 잡던 여치다리 그 소녀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요란한 선풍기 날개처럼 돌아가는 섬뜩한 저 칼날이 내 몸 어딘가를

덮칠지도 모르는 일이라서 나는 양손에다, 있는 힘을 다 모으고 쥘대를

운전해야 했다. 연장의 탈바꿈은 편해서 좋은 것도 있지만, 가끔 사람을 영

서툰 인물로 만들거든.


처서 지난여름 끝, 봄 가뭄 여름장마를 붙들고 억세게 웃자란 잡풀들이

문명의 칼끝에 난자되어 춤을 추고, 풀벌레들도 파도를 타는군. 그래,

오늘은 너희들도 이사하는 날. 조상의 뜨락에서 굴절된 햇살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 널부러진 잎새들이 태양빛에 배배 꼬여들고 있었다.


아직 짝짓기 덜 끝난 방아깨비 한 쌍이, 무겁게 내려오는 산그늘을 툭툭

떨어내고 있었다. 함께 놀던 그 소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 벌초 - 김종제


큰물 몇 차례 지나간 뒤

누워있는 아버지 위로

풀이 무성하게 자라났다

아버지가 억센 잡초에

포로가 되어 수풀 속에 갇히셨다

아버지가 함부로 돋아난 가시덩굴에

손발이 묶이셨다

불시에 아버지에게 뿌리를 내려

몸 갉아먹는 풀 베어버린다고

날 선 낫을 들었다

살 속 깊이 박혀 있어서

팔 한 번 휘두를 때마다

화들짝 놀라며 튀어나온 뼈가 앙상하다.

아버지에게 달라붙어

피 빨아먹고 기생한 세월들이

낫질 한 번에

수북하게 무덤으로 쌓였다

언젠가 아버지의 단단한 城을 무너뜨리려고

나의 가슴에 불을 지른 적이 있었다

이제 봉분 같은 아버지 가슴에

활활 불을 지른다

아직 푸릇푸릇 살아있는 목숨이

온몸을 뒤틀면서 한 소리 하고 있다

변신한 생이 짙고 매워서

눈물이 마구 쏟아진다

길 막히기 전에 어서 떠나야 한다고

아버지의 남은 생을 마구 파헤쳤다

 

 산소 출입로에 핀 무릇 ,, 산소구역을 벗어난 꽃은 무사하다.

 

♧ 벌초 - 권오범


당연히 보살펴드려야 하건만

난기류 속 망망대해 삶이 겹다는 이유로

마지못해 1년에 한번 찾다보니

잔디는 간곳없고 새나무와

칡넝쿨 고사리가 점령한 보금자리 

천진했던 시절엔 혼자서

낫 하나로도 거뜬했던 일들이

예초기 메고 떼거리로 몰려가도

어쩌자고 갈수록 이다지 힘이 드는가,

북새통 끝에 깔끔해진 봉분 앞에

종이컵 술잔 놓고

술적심 없는 안주, 오징어에게

습관처럼 저쑵는 불효자식

씁쓸한 술 한 잔에

저 건너 친구 고대광실 잔디지붕 앞

용틀임 석물 바라보며

얼마나 애간장 태우실까,

 

경부고속도로  건천 이정표 옆이다.

 

감나무 밭 풍경

 

오봉산 여근곡 모습,, 

 

삼싱할매당이 있는 마을 어귀에 걸린 선전간판

 

여근곡 안내판

 

삼신할매 체험장 ,, 여근곡 = 생명탄생의 기운이 있는곳,,

까만 꼬추가 빤질 빤질 광채가 난다. 월매나 많은 손길이 스쳐 갔는지?? ㅋ

  

그곳에서 보이는 여근곡 전경

이렇게 대문중 주변 산소를 들러 보고  보현산으로 향했다. 

 

아래 사진은 친척집 정원에 핀꽃

새깃유홍초 

우리나라에 도입된시기는 1920년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잎의 모양이 새의 깃털과 비슷하여 새깃이란 이름이 들어간것 같다. 개화시간 3~4시간에 지나지 않아 오후시간에는

꽃을 볼수가 없다고 한다.

 

아침에 마당에 핀 예쁜색과 잎에 마음 뺏기고

 

 

 

정원에는 다른 꽃이 많이 있지만 - 작년사진에  찍었던 꽃들,,

 올해는 이 꽃만 다시 담아 보았다. 사진을 올리고 나서 아까시님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누홍초 라고도 한다.

알려준 사이트 http://rukousou.html

 

아래는 그 이튿날  차당실에 가서 담은 꽃들,,

보풀 ,,

대문중 산소의 풀은 이미 다 깍여지고  , 중문중  산소에 들러 벌초를 하고 나와서 , 친척들과 헤어졌다.

그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서 뒤애 남았다.  골짜기의 논으로 가보니 거기  논바닥이 갈라진 자리에 보풀이 가득 자라고 있다.

사실은 이것이  잡초여서 김매기 할때 다 뽑혀 져야 하는데  일손이 없어 그냥 두다 보니 많이 번졌을 것이다.

 

논물받이 하는곳에 벼포기들이 없는 그공간을 수북하게 자리를 잡은 보풀

 

 

늦은 꽃이 핀곳도 있고

 

이렇게 결실을 맺은 곳도 있다.

 

 

 

 

논물을 말려서 갈라진 논바닥이라 마음껏 돌아 다니며 사진을 담았다.

  

다시 논길을 따라 나오며, 가득 피어난 꽃을 본다.  고마리

 

 

꽃이 핀 모습

 

물질경이

잎은 물에 잠기는 침수엽이며 뿌리에서 나오는데 길이는 씨방은 6개의 방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 안에 여러 개의 씨가 만들어진다.

주로 연못에서 자라며 제주·함남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10-20cm 정도의 피침형이고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을 하고 있다.

꽃은 양성화로 수면까지 길게 뻗어나온 논줄기에 달린다. 씨방은 하위로 바깥쪽에 통 모양의 포초가 있는데, 여기에는 물결 모양의 날개가 달려 있다. 3개의 꽃받침조각이 있다. 또한, 꽃잎도 3개인데 옅은 홍색이며 길이는 1.5-2cm 정도가 된다.

씨방은 3-6개의 방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 안에는 여러 개의 씨가 만들어진다.

주로 논이나 개울가에서 자라며, 우리나라 각지에 분포하고 있다.  위키백과 인용

 

 

 

물질경이 반영

키가작은  수생식물은 반영이 있어야 제대로 된 사진이라는데 돌아와서 보니 별로 좋은 모습이 없다.

 

 

 

 

개여뀌

 

 

 

 

박하꽃 , 잎에서 잔뜩 박하냄새를 피우고 있던 풀

 

등갈퀴나물

 

 

미국쑥부쟁이

 

마타리

 

익모초

 

이곳에 가면 늘 볼 수 있었던  연보랏빛 달개비를 기대했지만 한포기도 없다.

 조금은 아쉬웠지만 ,  달개비 보내고 보풀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하하하,